“내가 깨어진 자리가 주님과 연합하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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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정 자매(37기 순회선교사훈련학교)

작년 9월, 부르심을 따라 순회선교사훈련학교에 입소했다. 두 마음을 가지고 이리저리 마음을 팔며 창녀처럼 살던 나를 어린양의 신부로 불러주셨다. 인턴선교사 6개월은 나에게 깨어짐의 시간이었다.

먼저 나를 깨뜨리신 것은 주님 보다 앞서는 ‘교만함’이었다. 팀 사역이 시작되면서 매우 바쁜 스케줄을 허락하셨다. 전심으로 순종하고 싶은데 사실 무슨 말인지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바보가 된 것 같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내가 선택했던 것은 말씀과 기도가 아니라 사역의 최선의 자리였다. 나에게 맡겨진 일을 주님의 도움 없이 완벽하게 해내려고 더욱 최선으로 달려갔다. 허락하신 사역은 주님이 교제하자고 부르신 자리인데, 얼마나 사람의 인정과 평판에 매여서 사람에게 하듯, 일만 빨리 처리하고 싶어 하는 자였는지 그 실체가 드러난 사건이었다.
그날 아침 말씀기도 본문은 시편 27편이었다.“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시 27:3)

이 전쟁 같은 상황에서도 어떻게 다윗은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었을까? 다윗은 사방이 막힌 위기를 만났을 때 한 가지를 간구했다.(시 27:4) 바로, 오직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 주님보다 앞서는 교만, 주님 없이 내가 알아서 하려고 하는 멸시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주님은 나에게 “숙정아. 넌, 날 더욱 사모해. 난 널 일하는 자로 부르지 않았어.” 바쁠수록 더욱 말씀과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 내 영혼이 사는 길임을 알게 하셨다. 사울 왕은 열심히는 했지만 한 번도 하나님과 마음을 같이 해 본적이 없었다. 하나님의 뜻을 기다릴 수 없었고, 작은 일은 묻지도 않고 알아서 처리했다. 내가 바로 그 사울 왕과 다름없는 자였다. 주님은 바쁜 상황을 통해 내 안에 있는 사울 왕을 드러내셨다.

이번 텀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간은 빛의열매학교 아웃리치팀을 보내는 시간이었다. A국 아웃리치팀에게 전달해야 할 중요한 서류를 챙겨서 보내지 못했다. 정말 아찔했다.
이미 계속되는 실수 때문에 자책하고 화가 났는데, 이 일에 대해 옳은 소리를 하는 지체의 몇 마디에 또 마음이 어려웠다. 나는 한동안 화장실 의자에 앉아 가만히 있어야 했다. 내가 화를 잘 못 낸다는 인식은 완전히 잘못된 자아인식이었다. 나는 작은 말에도 내 자존심이 건드려지면 견딜 수 없어 하는 반역적인 존재였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 나를 살린 것은 아침에 묵상한 말씀 한 절이었다.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께서 금하시는 것이니…”(삼상 24:6)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을 허락하신 것은 주님이셨다. 나의 옮음을 주장하고 자기변명으로 나아가고 싶은 나에게 주님은 “그거 금지야!”라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주님은 말씀으로 내 마음을 돌이키셨다. 화장실에서 주님의 권면이 끝이 나고, 화장실을 박차고 나왔다. 이런 일에 그렇게 반응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지만 그런 내가 죽었음을 믿고 뻔뻔하게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왔다. 나의부르심의 자리로 말이다. 주님이 이 일을 허락하셨음은 나를 깨뜨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었다. 결코 이 시간이 아니면이미 죽은 나의 거짓된 자아가 믿음 안에서 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시119:67)

나는 정말 은혜 빼면 ‘구멍’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깨어져서 불가능한 실존이 드러나게 되니 오직 주님만 믿어지는 은혜가 부어졌다. 실수하고 넘어져도 주님은 말씀을 보내어 일으켜주시기에 이 부르심의 걸음은 끄떡없다. 사무엘하 24장에 다윗 인생 말년에 인구조사를 하는 치명적인 실수로 온 나라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징계가 끝난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은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예루살렘의 터가 된다. 내가 깨어진 자리가 주님과 연합하는 십자가의 자리가 되는 것이다.

조건 없는 연합과 섬김으로의 부르심. 나로서는 불가능하지만 주님의 말씀이면 충분하다. 나의 감정과 의지, 경험 어느 것도 내가 믿을 만한 것이 될 수 없다. 나의 절대 믿음은 오직 주께 있다. 주의 말씀으로 나를 행복한 선교사로 이 자리에 불러주셨다면 반드시 그 말씀대로 이루실 것을 신뢰한다.
선교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주님과 마음을 같이 하는 행복한 동행을 할 것이다.

글쓴이 박숙정 자매는│순회선교사로 부르심 받아 2018년 9월, 37기 순회선교사훈련학교에 입소하였고,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소망하며 살아계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믿음의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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