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을 입고 ‘연합과섬김’의 자리에 서게 하신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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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오기까지/89호)

오지선 자매 (35기 순회선교사 훈련학교)

자격 없는 자에게 거저 베풀어 주시는 은혜로 주님께서 순회선교사 훈련학교 35기 ‘천한그릇’으로 불러주셨다. 조금의 몸부림은 있었지만 나에게 당신을 전부로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안 이상 주저하거나 유보할 것이 아님을 창세기 24장 이삭이 리브가를 아내로 취하는 말씀으로 확증해 주시며 진리에 시집간,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된 자의 사랑고백을 받아내시고 기쁨과 감사로 믿음의 첫 걸음 떼게 하셨다.

나름 단단히 결단하고 나온 걸음이었지만 첫 한 주는 가족들이 그리워 가슴앓이를 했다. 잊고 있다가도 문뜩문뜩 떠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믿음으로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시던 엄마의 눈물을 기억하면 더욱 가슴깊이 사무치는 그리움은 나도 어찌할 수 없어 목이 메이게 했다. 해외에서 몇 년 동안 가족 얼굴 보지 않고도 잘 지냈던 내게 찾아오는 알 수 없는, 밑도 끝도 없는 그리움은 마음마저 지키기 어렵게 했다. ‘도대체 왜 이러지?’를 연발할 무렵 하나님은 내게 함께 지내게 될 공동체 식구와 순회선교단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허락하셨다.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가족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게 하시며 이 부르심의 자리가 어떠한 농도인지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주셨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 14:26~27)”

그리고 더 이상 혈연에 연연하지 말고 주님이 허락해주신 이들이 나의 가족임을 기억하고 가족으로서 함께 마음을 나눌 것을 말씀해 주셨다. 그와 더불어 진행되었던 신변정리를 통해 나의 소속을 명확하게 인지시켜 주셨다. 주소를 이전하고, 통장을 비우고, 건강보험을 세대주로 새로이 가입하며 옛 생명과 정말 끝났음을, 다시 되돌아 갈 퇴로가 차단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의 소속은 더 이상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이 아니라 하늘나라임이 실제가 되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어수선하던 나의 마음도 정리되어져 갔다. 이 모든 일을 뒤돌아보니 ‘정말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 나로서는 걸을 수 없는 걸음 주님이 걷게 하시는구나.’를 매 순간 생각하게 되었다. 주님이 하셨다.

순회선교사훈련학교가 여타의 훈련학교와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그건 바로 ‘연합과섬김’ 시간의 농도가 정말 삶이라는 것이다. 복음사관학교를 1년간 해왔지만 ‘연합과섬김’의 농도는 ‘이제 좀 할만하다.’싶으면 멈추는 맛보기에 불과했다면 순회선교사훈련학교의 ‘연합과섬김’은 밥 먹는 시간이 되어야, 잠 잘 시간이 되어야 끝나고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음날 또 다시 시작되는 ‘삶’이었다. 그리고 노동의 농도만큼이나 은혜의 농도도 정비례한다는 사실이 ‘연합과섬김’을 거듭할수록 결코 지칠 수 없는, 아니 오히려 더 뜨겁게 일어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이번 컨테이너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통해 내가 하나님께 어떠한 구원을 받은 자인지 그리고 그 구원을 넘어 나를 어떠한 존재로 일으키시는지 맛보아 아는 시간이 되었다. 겉모습은 여느 컨테이너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으나 그 안은 온갖 곰팡이와 세균으로 얼룩진 컨테이너를 물로, 세제로 닦아보지만 한번 얼룩진 자국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 컨테이너의 모습이 바로 내 존재였음을 고백하게 하셨다. 겉은 멀쩡한 것처럼,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처럼 보였으나 온갖 죄로 찌들어 회복의 가능성마저 사라져버린 나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당신의 피로 얼룩도 자국도 남지 않는 완전한 회복을 허락해 주셨다는 기쁨과 은혜가 내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이제는 나와 함께 곰팡이, 세균에 감염된 열방을 치유하기 원하셔서 나를 불러주신 주님의 한량없는 은혜가 나로 군복을 착용하고 주님과 함께 ‘연합과섬김’의 자리에 서게 하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가족과 열방을 주님께 올려드린다. 결코 나로서는 알 수도 깨달을 수도 없는 깊고도 깊은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 나로 더 이상 세상의 가치가 아닌 하늘의 가치를 따라 사는 예수생명으로 바꾸어 가신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회복이라 하겠다.

창세전 원형으로 말씀이 결론되어 나는 없고 예수만 남는 자로 소망하게 하시니 감사하다. 그러하기에 더욱 공급하시고 허락하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나를 부르신 부르심과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여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선하심으로 온 열방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갈 것을 결단한다.

복음은 관념, 개념이 아니라 실제다. 삶이다. 복음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내 믿음의 근거되심을 매 순간 인정하여 나의 어떠함과 익숙함을 완전히 제하고 오직 주님만이 내 삶의 주권자 되심을 인정하는 믿음을 가진 자로 빚어 가실 주님만 기대한다.

  • 글쓴이 오지선 자매는│2015년 12월 총체적인 복음을 만난 후 소망없던 자신에게 유일하게 소망이 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2017년 9월 35기 순회선교사 훈련학교에 입소하여 부르신 하나님과 그 분과 목적을 알아가는 시간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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