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살 수 없다’는 모든 여지를 끊고, 믿음에서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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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용 선교사(39기 순회선교사훈련학교)

한국본부로 이동해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오자마자 주님은 나를 ‘전쟁하는 자’로 불렀다고 말씀하시며 군사로 임명해 주셨는데, 나는 하나님의 전쟁에 얼마나 참여했는가를 생각해 보니 주님 앞에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한 달은 내가 얼마나 전쟁하기 싫어하며 십자가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 자인지 보게 되는 한 달 이었고, 그러한 나를 발견하고도 십자가의 죽음으로 나를 넘기겠다는 결단조차 너무 오래 걸리는, 아무런 소망 없는 자인 것 또한 보게 하셨다.

이러한 내게 아침 묵상과 말씀기도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매일 참석하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고 교제가 활발하지 않았던 지체들과의 말씀기도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말씀을 주시고 기도를 인도하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깨닫게 되면서 은혜가 넘치는 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기도가 과연 가능할까?’, ‘지체들에 피해가 되는 게 아닐까?’ 염려도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아이는 그 시간만 되면 잠깐 소란스럽다가도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곤 했다. 정말 주님의 도우심이 여러모로 간절했던 시간이었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먼저 드러난 나의 죄 된 모습은 ‘주님 때문에 조금의 고난도 받고 싶지 않은 나’였다. 남편은 주님만 남고 싶은 마음에 ‘방에서 판넬 온도를 조절할 것’에 대해서 내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추운 것을 너무 싫어했기에 그 모든 의도를 알면서도 마음이 무척 어려웠다. ‘주님이 복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아는 자의 태도는 순종’인 것에 대해 말씀해 주셨기에 순종을 결정하고 주님만 남기를 구했다. 그러나 방이 추운 것에서는 믿음을 썼지만 다른 곳이 추우면 또다시 마음이 어려웠다. 샤워는 매일 따뜻한 물로 해야 했고, 환기를 시키느라 복도의 온도가 바깥 온도와 같으면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만 남기 위해 고난을 받기로 했지만 나의 전부를 주님께 드려 나아가지는 않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율법으로 순종하기에만 급급할 뿐 모든 영역에서 십자가 복음이 실제 되지 못했다.

드러나는 나의 모습들은 결국 주님께 나를 온전히 드리지 못하고, 전심이 아닌 율법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민수기 묵상을 하며 하나님께 두 번이나 물어본 발람에게 가라고 허락하신 하나님이 왜 천사를 보내어 그의 길을 막으시고, 나귀로부터 말까지 듣게 하시는지 그 본문이 이해가 안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를 훈육할 때 나의 본심을 알지 못하고 표면적인 순종만 하는 아이를 보며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다.

며칠 뒤 그 발람이 죽임을 당하는 본문을 읽으며 ‘발람이 결국 죽임을 당할 만큼 잘못한 일인가? 그래도 순종하고 가서 이스라엘을 축복하지 않았나?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 전부 했는데 무엇이 문제지?’ 의문을 품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마음의 중심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던 발람을 두둔하며 그래도 순종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내가 발람과 꼭 같은 자였다.

그런데 정말 절망적인 사실은 하나님은 “내 도를 행하며 내 규례를 지키라”(슥 3:7)고 내게 계속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할 수 없는데 하라고 하시는 주님이신가? 나는 분명 예수 생명인데도 실제로는 살 수 없고, 그 열매가 나에게 나타나지 않는데, 규례가 지켜지지 않는데….’ 이런 수많은 질문이 들었다. 그때 주님은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고, 반대로 믿음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완전해서 내 규례를 지켜 행했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말씀대로 살 수 있다는 복음을 믿는 믿음이 규례를 지키게 하고 도를 행하게 하는 것임을,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여겨주시는 것임을 말씀기도를 통해 깨닫게 해 주셨다. 정말 ‘아멘’이었다. 하나님은 죄를 여전히 짓고 싶어서 말씀대로 살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나의 여지를, 그래서 나를 완전히 주님께 맡겨드리지 않았던 모습을 드러내 주셨다.

십자가의 길에서 주님을 만나는 일은 내 존재를 보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십자가 복음의 영광이었다. 발람과 같은 나를,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주셨다. 하나님 뜻은 아랑곳없이 요단 동편에 내 살림을 차리고 싶어 하는 나를 전쟁터로 이끄셨다.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나의 한 달 곳곳에 있었다. 그런 주님으로 말미암아 나의 한 달은 정말 은혜의 한 달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나의 남은 날도 그 은혜가 끊이지 않기를 간절히 구하며 이제 결단과 돌파가 남은 가운데 주님이 더욱 좋은 길로 인도하여 주시기를, 십자가로 곧장 달려가는 그 일을 행하여 달라며 구하고 또 그 길에 있겠다고 결단한다. 정말 주님이 하셨다.

글쓴이 홍우용 선교사는│순회선교사로 부르심을 받아 2019년 9월, 39기 순회선교사훈련학교에 남편과 4살 된 아들과 함께 입소했다. 현재 하나님의 말씀에 청종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행복한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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